Monday, March 14, 2016

Stranger than Fiction

 15년 전 필립 로스는 출판을 앞둔 아서 슐레신저 2세가 쓴 회고록을 읽다가 찰스 카글린 신부, 헨리 포드, 찰스 린드버그와 같은 초보수주의자들이 반이민과 반개입라는 이념을 기치로 활개를 쳤던 1939~1940년에 있었던 정치열에 대한 구절을 발견했다. 기업 변호사 웬델 윌키가 어쨌든간 공화당 대선 후보경선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그를 포함한 온건파 공화당원들이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꺾기에는 무리였기에 몇몇 당내 고위 인사들은 찰스 린드버그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기를 원했다. 당시 찰스 린드버그는 대범하게도 세인트 루이스의 정신(Spirit of St. Louis)’ 호로 대서양을 횡단한 비행사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그의 연설을 들은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파울 요제프 괴벨스도 이렇게까지는 못했을 것이다.”라고 평할 정도로 찰스 린드버그는 괴벨스에 버금가는 지독히도 편협적인 사람이기도 했다.
 공화당원들이 찰스 린드버그를 후보로 선출하여 모르쇠당(Know-Nothing Party)의 이념을 이어갈지에 대해 저자가 의구심을 표현한 부분 옆에 필립 로스는 행여 실제로 그랬다면?” 이라고 적었다. 책 한켠에 끄적여 놨던 이 한 문장을 계기로 미국을 노린 음모(The Plot Against America)가 탄생하였다. 이 소설은 만약 그때 찰스 린드버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필립 로스는 그 당시를 생각하면 두려움이 기억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공존한다.”로 책의 시작을 알린다. 도널드 트럼프가 한편의 코미디와 같이 황당무개한 공포를 조장하는 말을 트위터에 지껄이고 벤 카슨이 종말론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단순한 코미디로 여기는 게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 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의 정치는 곧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5명의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1차 토론회가 있었다. 카지노 자본주의식 선거과정에 대한 비난이 상당히 안어울리는 곳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망스럽기 짝이 없던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품위 있고 진지한 토론회였다. 1년간 갈피를 못 잡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차분한 성격, 잘 받은 교육과 노련한 언변을 무기로 자신의 역량을 한껏 발휘했다. 덕분에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몇몇 부동층 유권자들의 마음도 훔칠 수 있었다. 기존과는 달리 힐러리 클린턴은 유머러스하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과거 실수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눈에 띄게 인간미 가득한 이미지를 선사한 힐러리 클린턴의 선전으로 조 바이든 부통령은 더 이상 출마를 해야할 명분이 없어졌다. 반면, 버니 샌더스는 74세의 버몬트 주 상원의원이자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다. 버니 샌더스는 사인필드(Seinfeld)”에서 조지 스타인브레너로 분한 래리 데이비드를 연상시키는 목소리로 연설했다. 비록 토론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가뿐하게 승리를 하긴 했지만, 버니 샌더스는 소득 불균형을 비롯한 다른 문제들에 대해 더 진보적인 태도를 취하라고 힐러리 클린턴을 압박하며 민주당의 노선을 정했다. 토론회장 밖에서는 인권단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또한 토론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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